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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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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치료제는 기다림이다

엄마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우리 아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 심리 치료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심리를 배려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담론을 확산시킨 것에 큰 공을 세운 프로그램이지만 빛이 많은 만큼 어두움도 존재한다.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것은 상처 치료처럼 연고 바르듯이 단기간에 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원인을 하나로 몰고 거기서 모든 문제가 출발한다고 생각하는 단순함이야말로 인간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마치 1~2주 내지 한 달 간의 단기간의 치료 요법으로 아이가 그렇게 한번에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치료 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에는 항생제도 없고 특효약도 없다. 지난한 과정을 함께 하는 치료사와 부모가 있을 뿐이다. 이런 과정을 매주일 하는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수 없기 극적인 과정을 창조하고 편집을 통해 효과를 과장하는 것이 불가피할 수는 있어도 심리치료사의 눈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큰 치료제는 기다림이다. 그냥 기다림이 아니고, 공부하는 기다림이어야 하고, 인내를 수반한 기다림이어야 하고, 사랑의 밑바탕이 있는 기다림이어야 한다.

어쩜 우리는 모두 기다려줄 수 있는 그 한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그런 사람 하나를 갖고 있다. 바로 부모이다.